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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매년 겨울만 되면 스모그 몸살 중국, 올해는 어떨까? [중앙일보]

입력시각 : 2017-12-08 오후 2:33:28

매년 겨울이면 중국은 공포에 떤다. 이 공포의 실체는 바로 대기오염이다. 겨울철 난방수요가 급증하면서 대기오염이 일어나 골치를 앓는 중국 도시들이 한 둘이 아니다. 매캐한 공기에 칼칼한 목구멍. 답답한 마음에 고개를 들어 회색 하늘을 올려다보면 한숨만 나온다.  
 
이 같은 중국의 대기오염은 한국인들에게도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과연 중국의 환경오염은 어느 수준에 이르렀을까. 지난 몇 년간 과연 개선이 됐을까. 올해도 역시나 ‘미세먼지 쇼크’가 있을까. 대기오염을 중심으로 차이나랩이 중국의 환경과 관련된 팩트체크를 해봤다.  
 
개선되곤 있지만...
중국 수도권 공기, 국제표준보다 5배 안 좋아
일단, 수도를 기준으로 보자. 중국의 수도 베이징은 2016년 PM2.5 농도가 73㎍/㎥을 기록했다. 이는 WHO 기준(10)보다 7.3배, 서울(26)보다는 2.8배 높은 수준이다. 한 때는 이 수치가 250까지 가는 등 오염이 극심했던 걸 감안하면 개선된 셈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연도별로 보면 베이징시의 대기오염 농도는 점차 줄고 있다.    
2013년 89→2014년 85.9→2015년 81→2016년 73
2013년과 비교하면 18% 줄었다. (코트라 주최 <중국 환경규제 강화와 대응방안> 세미나, 출처: 중국환경상황공보)
 
올해는 어떨까. 베이징 시정부는 2016년보다 2배가량 미세먼지 감축을 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아직 달성이 확실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일단 중국 환경모니터링 센터(http://www.cnemc.cn/)에서  2017년 11월 3일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10월까지는 양호한 모습이다. 베이징의 10월동안 PM2.5평균 농도는 57μg/m³를 기록했다.  
 
채혁기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원은 "중국 환경보호부가 대대적인 감찰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전년보다는 상대적으로 고농도 오염 발생이 줄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일시적으로 나빠지는 경우는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시는 실제로 야심 차게 인력 물갈이까지 하면서 환경 개선에 나선 바 있다. ‘극한직업의 최고봉’으로 인식되는 환경보호부 부장(장관)을 지낸 천지닝이 2017년 베이징 시장으로 취임하면서 내세운 취임 일성은 바로 환경 개선이었다. 그는 베이징의 ‘수도 기능’에 맞지 않는 업종 172개 퇴출을 발표하기도 했다. “베이징의 수도 기능은 정치, 문화, 국제 교류, 창의혁신이다”면서 “이것과 안 맞는 업종은 퇴출한다”는 선언이었다. 시진핑 주석 라인인 시자쥔의 대표 멤버이자 올해 5월 베이징시 당서기로 취임한 차이치 역시 환경단속 강화를 일성으로 내세웠다.    
 
베이징의 대기오염 4대 원인
 
1)도시화(자동차 배기가스와 석탄의 복합오염),
2)겨울난방(30% 가중),
3)기상정체(기후변화요인 증대),
4)지형구조(창이 하나밖에 없는 구조)
(자료=코트라)
 
눈을 중국 전체로 돌려보자. 2016년 중국 지급 도시 338개 도시 중에서 254개 도시(75%)가 공기의 질이 환경기준을 만족하지 못했다. 4곳 중 3곳의 공기가 안 좋단 얘기다.
지난 11월 29일을 기준으로 한 중국 환경모니터링 센터의 대기질 캡처. 산야시처럼 우수한 지역도 있지만 일부 도시들은 수치가 185까지 달하는 등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사진 중국 환경모니터링 센터]

지난 11월 29일을 기준으로 한 중국 환경모니터링 센터의 대기질 캡처. 산야시처럼 우수한 지역도 있지만 일부 도시들은 수치가 185까지 달하는 등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사진 중국 환경모니터링 센터]

PM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농도를 보면 중국 338개 도시의 오염농도는 WHO 기준(10)보다 4.7배 높았으며 74개 주요 도시는 5배 높았다. 74개 주요 도시는 징진지, 장강, 주강삼각주, 성급 도시 등 중국에서 경제가 발달한 도시들을 뜻한다. 이 같은 문제를 의식한 중국 환경보호부는 2035년까지 338개 도시 대기오염 농도를 국가 표준 35로 맞추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현재는 47이다.)    
[사진 코트라]

[사진 코트라]

중국의 ‘대기오염과의 전쟁’은 2008년부터 시작됐다. 베이징 올림픽으로 세계가 중국을 주목할 때, 중국에 온 외국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것이 빌미가 됐다. 그때만 해도 ‘별로 오염도 안 심한데...마스크 착용은 중국에 대한 모욕’이라는 중국 내 비난이 일기도 했다. 그러다가 2008년 주중 미 대사관에서 미국 거주민을 위해 공기 질 정보를 인터넷에 게재하면서 중국은 환경보호에 대한 본격적인 개선에 나서게 된다. 당시만 해도 공기 질 측정 기준도 애매했고 PM2.5에 대한 인식도 낮았다.    
2017년 11월 외국인 관광객들이 천안문 광장을 찾았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 이매진 차이나]

2017년 11월 외국인 관광객들이 천안문 광장을 찾았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 이매진 차이나]

중국의 경제성장이 이어지고 에너지 소비가 늘면서 이에 따른 공기오염도 점점 심해져만 갔다. 중국은 2010년 기준 에너지 소비량(석유환산 기준)에서 미국을 추월한 데 이어 2011년에도 원유 소모량에서 미국을 넘어섰다.
 
이같은 상황을 의식한 중국 국무원은 2012년 법을 개정해 PM2.5를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2014년 중국은 ‘역사상 가장 엄격한 환경법’이라고 자평하는 법 개정을 통해 선진 환경제도를 대거 삽입했다. 25년 만의 개정이었다. 환경과 관련된 벌금의 상한 제도 폐지해버렸다. 환경오염에 무심했다가 기업 망한다는 소리가 나올 법도 하다.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중국은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을까?
대표적인 조치는 기업 단속이다. 정도숙 KOTRA 동북아사업단 선임연구원은 “최근 2년간 중국 내 환경단속이 굉장히 강력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염을 일으키며 환경과 관련된 허가증이 없는 소규모 기업을 ‘산롼우(散亂汚)’기업이라고 부른다. 중국의 수도권인 징진지(京津冀,베이징·톈진·허베이의 약칭) 지역에만 산롼우 기업이 5만 6000곳에 달한다.
산롼우(散亂汚)기업 [사진 차이나타임스]

산롼우(散亂汚)기업 [사진 차이나타임스]

중국 정부는 산롼우 기업 중에서 허가증 없는 기업은 아예 퇴출시켜버리고 오염이 심각한 기업은 공안으로 이송 처리한다. 엄중한 경우는 기업가가 3~7년 징역도 받게 된다.  
 
특히나 겨울은 중국에선 환경오염 특별 감찰의 시기다. 올해는 오염물질이 고농도가 되는 시기가 빨리 오고 발생 빈도도 많을 것이란 예측이 있는 상황이다. 겨울 특별 환경 감찰은 2017년 9월 1일~2018년 3월 29일까지 이뤄진다. 감찰팀만 102개, 연인원 2480명이 투입되는 대대적인 단속이다. 베이징, 톈진, 산둥, 산시, 허베이, 허난 6개 성시를 대상으로 하는데 정기 감찰과는 달리 특별 감찰팀은 끝까지 감찰 내용을 추적하겠다고 공언했다. 2017년 1월~8월 기준으로는 중앙정부 차원의 감찰이 총 4차례 이뤄졌다. 중앙정부가 4번이나 감찰을 한 이유는 간단하다. 과거 지방정부에서 기업과 정부가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 환경단속을 서로 봐주기를 하다 보니 중앙정부가 나선 것이다. 워낙 세게 환경감사를 나서다 보니 ‘관시가 통하던 시대’도 몰락하고 있다. 모 기업이 현 단속에 적발되자 관시를 이용해서 당서기에 선처를 요청했지만 현의 단속원이 상급기관인 성의 환경국장에 직보해서 결국 가중처벌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중국 정부는 환경오염을 아예 ‘환경범죄’라고까지 명명하며 서슬 퍼런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 2016년 한 해에만 2만 2730건이 환경오염 범죄로 규정돼 처벌을 받았다. 전년대비 93% 증가한 것이다. 행정처벌 결정은 12만 건에 달했다. 벌금은 66억 위안이 부과되어 전년대비 56% 증가했다. 2016년에는 공장 폐쇄 1만여 곳, 영업정지 조치가 5600건이 이뤄졌다. 환경 감찰 팀 간의 경쟁도 심하다. 야간 감찰 등 각종 방법이 동원된다. 환경 감찰팀이 도착하면 예전에는 기업들이 공장문을 폐쇄하는 등 거부도 했었지만 오히려 중국 정부는 이런 기업에 엄벌을 처하겠다며 무시무시한 예고를 하기도 했다.  
 
외자 기업 중에는 ‘괘씸죄’에 걸린 곳도 있다. 독일 셰플러는 중국 로컬기업인 제룽이라는 기업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 제룽이 환경오염과 관련해 적발되어 생산정지 처분을 받는 일이 있었다. 독일 셰플러 측은 “생산정지가 되면 3000억 위안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가 오히려 중국 내에서 역풍을 맞았다. 중국 내에서 외자 기업에는 동정보다는 “중국에서 돈을 벌어가면서 환경오염을 한다”는 비판이 더 높았던 것이다.  
 
환경오염 감찰은 굴뚝산업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선양시의 경우 세탁소와 자동차 정비소가 폐기물 및 악취 처리 시설 없이 영업하다 적발되면 시정명령과 함께 1만~2만 위안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한다. 감찰 외에도 신고도 늘어나고 있다. 징진지 지역은 신고내용에 따라 최대 5만위안(857만원)까지 신고자가 돈을 받을 수 있다. 환경 파파라치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일거에 환경오염을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에서 전면적인 산업구조조정이 필요하지만 일자리가 걸려있는 문제라 단기간 내에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게 그 근거다.  
진출한 한국 기업, 사전 사후 대응 기민해야
환경 중시하는 중국, 한국 기업 기회 찾아야
한국 기업은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정도숙 KOTRA 선임연구원은 “중국 환경관련 법률은 수시로 모니터링해야 하며, 중국 정부의 환경단속 시행 전에 자체 사전 점검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속될 때 처벌받는 체크 포인트>
- 환경영향 평가서 미취득으로 벌금 부과
- 오염물질 배출 기업인데도 홈페이지에 환경정보를 게재하지 않아 벌금 부과
 
만일 지적이나 적발이 될 경우엔 적극적인 개선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적 상황을 방치하거나 무시하면 가중처벌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광욱 팀장은 “지금 무사히 넘어가도 나중에 담당 공무원이 바뀌면 문제가 심각해진다”면서 적발을 개선의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유사한 사업으로 먼저 진출한 한국계 기업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한국의 파견기관(주중 대사관 영사관, 코트라 사무소,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한중협력 센터 등)을 적극 활용하라는 당부도 했다.  
 
중국의 환경오염은 한국 기업에는 위기 요인일 수도 있지만 기회이기도 하다. 올해 19차 당대회 때 ‘아름다운 중국’이라는 키워드로 생태환경 건설을 중시한다고 천명한 이상, 시진핑 집권 2기에 중점 산업이 환경산업이기 때문이다.  
 
2009년 세계은행은 대기오염이 중국 경제에 3%의 손실을 초래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고 OECD에서는 2010년 한 해 동안 대기오염이 중국에 1조400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야기했다고 추산했다. 그런데 사실 경제손실 못잖게 위험한 상황은 중국 공산당의 집권 정당성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그동안 중국은 경제성과를 바탕으로 집권 정당성을 담보해왔는데 이제 대기오염 때문에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 건강과 식량 수급에까지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중국 농업대학 수리토목 공정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스모그는 식물의 광합성을 50% 저해하고 이로 인해 농업 생산성도 영향을 주고 있다. 2013년 중국의 식품 수입량은 역사상 최대 규모인 7000만톤을 기록했다. 식품 자급률이 90% 이하로 하락했다는 것이다. (양철 성균중국연구소 연구교수 '중국 에너지 정책의 변천과 함의' 중에서)
 
환경사업은 기업에는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13차 5개년 규획 기간의 중국 환경시장은 17조 위안에 달한다. 이는 12차 5개년 규획 때보다 3.8배 증가한 것이다. 중국 탈황, 탈(脫)질산업종 시장은 900억 위안(연 10% 성장)을 넘어설 전망이다. 환경보호 장비제조업 시장은 연평균 20%로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정복영 주중대사관 환경관은 “중국의 대기오염 방지기술은 갈수록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중국 경제 성장에 따라 정부 보조금 대상 사업 확대가 예상된다. 특히 저(低)녹스 보일러, 석탄 초저배출 사업은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한국 환경공단 전 중국사무소장을 지낸 이광욱 팀장은 “굴뚝의 오염 배출상황을 24시간 온라인으로 모니터링이 가능한 ‘굴뚝 원격감시체계’기술이 한국에 있다. 이에 대한 중국에서도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중국 환경부문에 한국의 기업들이 진출한 사례도 있다. 2016년 한국의 P기업은 허베이 강철그룹 계열사인 스자좡강철, 다롄발전공사 등에 70여 대 집진기를 공급했다. 한국 J사는 2017년 3월에 중국 신룽제지에 자신들이 독자 개발한 하수 슬러지 처리 설비를 800만 위안에 납품했다.  
 
차이나랩 서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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